씰리침대(씰리코리아컴퍼니)가 일부 제품에만 부여된 라돈 안전 인증을 브랜드 전체가 획득한 것처럼 홍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고가 모델인 ‘헤인즈’ 등 주요 제품은 인증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매장에서는 전 제품이 라돈 안전 인증을 받은 것처럼 안내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본사 측이 헤인즈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내세운 해외 인증 주장도 실제 인증 이력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허위·과장 광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 제품 라돈 인증 받아 안전” 과장 홍보
헤인즈 해외 인증 주장도 사실과 달라
15일 IT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주요 씰리침대 직영 매장과 백화점, 대리점 등 7~8곳에서 ‘라돈 안전 인증’ 관련 홍보물이 전면에 배치돼 있었다. 판매 직원들도 전 제품이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한 것처럼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한국표준협회(KSA)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증 현황을 보면 ‘헤인즈’를 비롯해 블루밍턴(III, III CC2), 호텔 디럭스4, 오아시스 등 일부 제품은 라돈 안전 인증을 받지 않았다. 인증은 제품 단위로 부여되지만, 매장에서는 이를 구분하지 않은 채 설명이 이뤄지고 있었다.
라돈 안전 인증은 한국표준협회가 운영하는 민간 자율 인증 제도다. 2019년 라돈 사태 이후 도입됐으며, 환경부 기준보다 높은 내부 기준을 적용해 침대와 매트리스 등 제품이 라돈 방출 기준을 충족하는지, 해당 기준을 정기적으로 점검·갱신하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협회 측은 “국가 산하 기관이 운영하고, 환경부 기준이나 세계에서 규정하는 기준보다 더 엄격한 내부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증”이라고 설명했다.
씰리침대는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KSA 인증을 받은 상태에서도 주요 매장에서 전 제품이 인증을 받은 것처럼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씰리코리아 관계자는 “인증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제품에 동일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신제품은 출시 전 라돈 사전 테스트를 거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헤인즈’는 글로벌 직수입 제품으로 공장 실사 제한 등으로 국내 인증 대신 독일 eco-INSTITUTE 인증과 호주 Global GreenTag 기관의 별도 국제 친환경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부 매장에서 ‘전 제품 인증’으로 안내가 이뤄졌다면 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도록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eco-INSTITUTE 인증과 호주 Global GreenTag 인증을 받은 다른 제품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 씰리코리아는 “Global GreenTag와 eco-INSTITUTE 인증 모두 실내 주거 및 건축 환경을 구성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씰리 측의 해외 인증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친환경 인증기관 eco-INSTITUTE와 호주 Global GreenTag 측에 직접 확인한 결과, 씰리 헤인즈 제품은 물론 씰리 브랜드 자체도 인증 제품 등록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
eco-INSTITUTE 측은 “씰리라는 회사와 헤인즈 제품에 대해 알지 못하며, 해당 제품을 인증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Global GreenTag 측 역시 “씰리 헤인즈 및 씰리는 당사의 인증 제품 등록 목록에 등재된 인증 제조사가 아니다”라며 “다만 매트리스 내부에 사용된 일부 소재가 개별적으로 인증을 보유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부품 인증이 완제품 전체 인증으로 확대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씰리가 내세운 해외 기관들이 ‘라돈 안전성’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증기관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들 기관은 전 세계 매트리스 및 침구업계에서 알려진 친환경·안전성 인증기관이지만, 주로 실내 유해물질(VOCs)과 공기질을 평가한다. 라돈 등 방사성 물질 방출 여부는 주요 시험 기준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IT조선은 해외 기관에 인증여부를 확인한 후 다시 사실관계를 재질문했다. 헤인즈 등 자사 침대의 해외 인증 거짓 논란과 관련해 씰리코리아 측은 “매트리스 완제품이 아니라 내부에 사용되는 ‘조이스폼’이라는 천연 라텍스폼 소재에 대한 인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소재는 씰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업체가 함께 사용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씰리 브랜드 명의로 인증을 받을 수는 없다”며 “씰리는 인증을 받은 해당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특정 소재에 대한 인증만으로 브랜드 전체가 친환경·안전 인증을 받은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 오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승연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은 “소비자가 실제 사용하는 대상은 완제품인 만큼, 특정 라텍스폼 등 일부 소재의 인증만으로 제품 전체가 안전 인증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인증기관의 친환경 인증은 라돈 안전성과는 별개의 영역”이라며 “국내 라돈 인증은 완제품과 제조사 관리 체계 전반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매트리스 내부에 일부 인증 소재가 사용됐다고 해서 제품 전체의 안전성이나 친환경성이 보증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이어 “일부 제품만 인증을 받았음에도 전체 제품이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것처럼 홍보될 경우 소비자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인증은 단순 측정을 넘어 생산 공정과 관리 체계까지 포함한 지속적 검증이 중요한 만큼, 기업은 인증 여부와 적용 범위를 구분해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구체적 인증 여부 공개해야”
씰리침대가 라돈 안전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과거 라돈 검출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씰리는 2019년 일부 모델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돼 약 497개 제품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브랜드 신뢰 회복 차원에서 KSA 인증 제품을 확대해 왔으며, 현재 인증 품목은 106종 수준으로 늘어났다.
씰리침대 관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씰리코리아는 2023년에도 KSA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에 인증 마크를 사용하고, 판매 페이지에 ‘전 제품 라돈 안전 인증 획득’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25년에는 전자파 적합성 평가를 완료하지 않은 모션베드를 판매해 논란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씰리침대의 광고 방식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조항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씰리침대가 일부 제품에 한정된 라돈 안전 인증을 전 제품 또는 브랜드 전체가 인증받은 것처럼 소비자에게 안내했다면 이는 과장광고이자 소비자 오인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어 “라돈 안전성은 소비자 건강권과 직결되는 정보인 만큼 인증 제품명과 인증 유효기간, 미인증 제품 여부를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며 “해외 인증 역시 국내 인증과 자동으로 동일하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해외 인증을 근거로 안전성을 주장하려면 인증기관명, 인증번호, 시험 항목, 대상 제품, 유효기간, 국내 판매 제품과의 동일성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인증을 국내 라돈 안전 인증을 대체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